마녀 사냥
"아니, 도대체 어디 간 거지? 내 삐삐가 없어졌어!"
얄숙이는 금방 울상이 되었어요.
그 때 짝꿍인 유미가 얄숙이의 귀에 대고 뭐라고 소곤거렸어요.
얼마 뒤 얄숙이는 건너편에 앉아 있는 왈자에게 다가가더니 다짜고짜 소리쳤어요.
"왈자야, 너 내 삐삐 가져갔지!"
"무슨 소리야!"
"너 아까 체육 시간에 화장실 간다면서 교실에는 왜 들어갔니?"
"그건 휴지를 가지러 잠깐 들어갔던 거야!"
"거짓말 마! 그 가방이나 이리 내 봐!"
결국 둘 사이에는 싸움이 벌어졌어요. 마침 수업 시작 종이 울리는 바람에 싸움은 그쳤어요.
유미는 수업 시간 내내 마음이 불안했어요. 자기가 그만 경솔하게 입을 놀린 바람에 일이 이렇게 커졌거든요.
유미는 잘못하다간 친구들에게 망신을 당하겠다 싶어 확실하지도 않은 소문을 퍼뜨렸어요.
"왈자가 훔쳐 간 게 틀림없어! 아까 혼자서 뭘 만지작거리다가 내가 슬쩍 보니까 후닥닥 가방에 감추더라고. 언뜻 봐서 잘 모르겠지만 꼭 삐삐 같았어."
마침내 아이들은 왈자를 도둑으로 믿게 되었어요.
왈자는 너무 억울해서 엉엉 울었어요.
"왜 모두들 애매한 사람을 도둑으로 모는 거야!"
하지만 삐삐는 엉뚱한 곳에서 나왔어요. 그 날 저녁 얄숙이가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가 말했어요.
"얘, 얄숙아! 너 오늘 삐삐 두고 갔더라. 방바닥에 떨어져 있길래 내가 잘 놔 뒀다."
순간 얄숙이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아찔했어요.
낮에 학교에서 왈자와 싸웠던 일이 생각았거든요. 다음 날 학교에 가자마자 얄숙이는 왈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다행히 왈자는 누명을 벗었지만, 옛날 서양에서는 한번 마녀로 몰리면 죽음을 면치 못했어요.
기독교 사상이 지배하던 중세 시대의 교회에서는 성경의 가르침을 지킬 것을 강요했고, 이를 어기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
고 악마에게 홀린 자라 하여 모조리 처형했어요.
중세 시대에는 이렇게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희생된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프랑스의 애국소녀 잔 다르크도 마녀로 몰려 처형되었답니다.
잔 다르크가 나라를 구하고 영웅 대접을 받자 이를 시기한 무리들이 그녀를 모함한 것이지요.
한번 마녀로 몰리면 아무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그리고 마녀 재판에는 잔인한 고문이 뒤따르게 마련이었지요.
죄없는 사람들은 악독한 고문에 못 이겨 자신이 마녀라고 자백을 하고 화형을 당했어요.
오랜 세월에 거쳐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처형되었으며 이런 일을 '마녀 재판' 혹은 '마녀 사냥'이라고 부르지요.
마치 아무 잘못도 없는 왈자가 도둑으로 몰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요.
출처 : 언제나 궁금했던 71가지 재미있는 말 이야기
지은이: 우리누리
출판사: 지경사
지은이: 우리누리
출판사: 지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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